
逢雨宿村家
曲木爲椽簷着塵 其間如斗僅容身
平生不欲長腰屈 此夜難謀一脚伸
鼠穴煙通渾似漆 蓬窓茅隔亦無晨
雖然免得衣冠濕 臨別慇懃謝主人
비를 만나 시골집에서 자다
굽은 나무 서까래에, 처마에는 티끌이 쌓였는데
한 말[斗]만한 방에 겨우 몸을 들였다
평생 긴 허리 굽히고자 하지 않았건만
이 밤엔 다리 하나 펴기도 어려워
쥐구멍으로 연기가 들어와 온통 옻칠한 듯하고
쑥 우거진 창은 풀이 나 있어 새벽이 없다
그래도 옷과 모자가 젖는 것을 면했으니
떠날 때 은근히 주인에게 고마워한다